○ 네오플로팅 프로젝트 (신부유(新浮游)도시 공동체, neofloating community)

행성적 위기를 겪고있는 오늘날, 기후재난은 인류의 터전을 위협하며, 우리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떠올린다. 그러나 인간 중심의 기술적 구원은 또 다른 착취와 파괴의 질주로 이어진다. 태평양 쓰레기섬에서 발견된 ‘신원양 공동체(Neopelagic Community)’는 인간의 폐기물이 만들어낸 새로운 생태계이자 혼종적 공존의 상징이다. 〈네오플로팅 공동체 프로젝트〉는 이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위기 속에서 인류가 만들어가는 인공적 생태계와 그 역설적 공존의 모습을 탐구한다.

2022년 여름의 기록적인 폭우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보지 못했던 기이한 풍경을 연출하였다. 서울시 한복판 번화가인 강남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 수십대가 물에 잠겨 사람들이 고립되었고, 반지하가 급격히 침수되어 일가족이 미처 탈출하지 못하고 숨지는 비극적인 참사가 일어나기도 하였다. 이러한 국지성 호우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인류의 삶의 터전인 육지를 집어삼키고 있다. 태평양의 투발루, 몰디브 등의 많은 섬나라들이 이미 국토가 물에 잠겨 물리적으로 소실될 위기에 놓여있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물과의 사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우리에게 노아의 방주(구약성경에 기록된 설화에 등장하는 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야기했을 것이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여겨지는 플로팅 건축이 활발히 상용화되고 있으며 부산에서도 오셔닉스 부산이라는 세계최초 '해상도시 '를 발표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인공섬 건설을 통하여 예상치 못한 수질오염, 해안침식 등의 환경파괴와 인재의 역사를 경험했다. 무분별한 자연의 이용과 환경파괴적 개발은 더 이상 희망적이지 않다.

성경에 등장하는 설화를 살펴보면 노아의 가족뿐만 아니라 종족 보존을 위해 비-인간 생명체가 모두 함께 배를 타는 내용이 등장한다.

혈육 있는 모든 생물을 너는 각기 암수 한 쌍씩 방주로 이끌어들여 너와 함께 생명을 보존하게 하되 새가 그 종류대로, 가축이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이 그 종류대로 각기 둘씩 네게로 나아오리니 그 생명을 보존하게 하라 (창6:19~20)

(You are to bring into the ark two of all living creatures, male and female, to keep them alive with you.)

거대 자본이 제시하는 여러 대안적 서식지에서 동,식물 비인간 생명체는 주로 식량자원이나 인간의 여가활동을 위한 요소로 고려되고 있다. 우리는 종종 우리 인간 또한 생태계의 일부이며 자연과의 유기적 교류없이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인간중심적 해결책이 과연 인류의 영속적 삶을 보장해줄 수 있을까. 오히려 미래도시건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자급자족, 탄소배출제로 등의 미래지향적 구조 실현을 지금 당장 이곳 육지에서 실천할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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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만들어내는 혼종의 생태계 : '신원양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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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대쓰레기장(Great pacific Garbage Patch, GPGP), 1997년 태평양에서 발견된 쓰레기섬, GPGP야말로 어쩌면 오래전부터 인간이 키워온 부유식 인공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매해 그 규모가 확장되어 현재 한반도 크기의 7배 정도로 면적도 상당하다. 이 쓰레기섬에서 흥미로운 점은 쓰레기를 이루는 폐플라스틱이 이동하면서 해안가 생물종을 먼 태평양 한가운데까지 이동시켰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들이 고스트넷, 플라스틱이 뒤엉킨 뗏목 서식지를 밑바탕삼아 원양생물과 뒤섞여살며 '신원양 공동체 '(neopelagic community)라 불리는 혼종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 새롭게 발견되었다.

영토소멸 위협에 대응한 인류의 21세기 노아의 방주, 대안적 삶의 터전으로는 플로팅 건축에서부터 해상도시, 해저도시 더 나아가 우주 식민지건실, 화성 '지구화'(Terraforming) 프로젝트까지, 국가와 기업의 야심찬 연구 개발의 움직임이 있다. 네오플로팅 프로젝트(neofloating community)는 환경파괴적 자본주의, 무한 성장이라는 환상의 근본적 전환을 외면하고 최첨단기술개발이라는 구명보트를 타고 새로운 서식지 개척과 피난을 선택하는 인류, 그리고 이를 통하여 그리는 지속가능한 번영의 청사진에 우려의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다. 이것은 단지 또 다른 돌연변이, 혼종의 생태계를 만들어낼 뿐이 아닐까.

*네오플로팅 공동체 (신부유(新浮游)도시 공동체, neofloating community)란 태평양 쓰레기섬에서 발견된 신원양 공동체(neopelagic community)의 개념을 빗대어 만들어낸 단어이다.